교육의 공공성과 경쟁력 담론을 다시 생각한다 입장/논평/칼럼



경제분야에서는 '성장'과 '분배'라는 두 가지 개념이 서로 다른 가치관이나 이념을 배경으로 자못 긴장된 대립관계를 이루어 오고 있다. 그와 비슷한 현상이 교육분야에서도 벌어져 왔다.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담론과 교육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담론이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품고 표출하면서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교육의 '공공성'이란 교육이 국가사회의 공적인 운영의 대상이라는 성격을 강조하는 것이다. 교육은 각 개인이 책임지며 알아서 할 일이 아니라 국가사회가 맡아서 책임지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적 영역인 시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인 국가 또는 사회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국가사회의 교육을 학원과 같은 사교육 시장에 맡기지 않고 정부의 책임 아래 학교의 공교육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국가를 믿고 한결같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잘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경쟁력'이란 어떤 개인이나 국가의 교육이 다른 개인이나 다른 나라의 교육보다 뒤떨어지지 않고 앞서는 힘을 말한다. 교육이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이기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현실적인 경쟁의 장은 시장이다. 그래서 경쟁을 강조하는 담론은 교육의 시장 논리를 앞세우며 어떻게 해서든 좋은 결과를 얻는 것에 무게를 둔다. 결과가 좋아서 상대적으로 힘을 얻게 된다면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의 수월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사실 교육에서 '공공성'과 '경쟁력'이라는 것이 모두 그 나름대로 논거가 있고 둘 가운데 어느 것도 무조건 부정할 사항은 아니다. 특히, 교육에서 공공성과 경쟁력이라는 문제는 순수한 문제의식 안에서만 본다면 상호 긴장관계를 야기시킬 변수들이 아니다. 공공성을 튼튼히 지켜나가면서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상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공공성'과 '경쟁력'에 관하여 논쟁적으로 충돌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각각의 담론이 상대 담론을 배타적으로 인식하며 적대시 하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국가의 개입이 많으면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시장적 기능에 맞겨서 경쟁을 시켜야 결과적으로 경쟁력이 커진다고 말한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경쟁'이라는 말만 들어가도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모든 것을 국가가 다 책임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공존할 수 있고, 상호보완 될 수 있는 담론들이 고정관념과 선입견 때문에 필요 이상의 갈등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 진리의 실체와 다르게 논리적인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육의 공공성을 위해 경쟁력의 문제를 너무 소홀히 하거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공공성을 소홀히 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길이 필요하다. 공공성을 충실히 갖춤으로서 경쟁력이 높아지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공공성이 더욱 충실해지는 선순환의 관계가 요구된다.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경쟁력이라는 것이 보편적 의미로서 교육적이고 과학적인 논거가 아닌 특수한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하는 데에서 긴장관계가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 교육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는 의례히 시장 논리를 함축하면서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교육의 본질적인 진보로서 경쟁력의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계층의 편의와 수월성을 위해 경쟁을 강조하는 풍조가 있다. 그런 흐름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너무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논리가 자리잡고 있어서 현실과 괴리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무엇을 위한 공공성인지 모호하고 의심스러울 때가 있는 것이다. '평등'이나 국가관리가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흐를 때가 있다. 인간이 보다 더 행복해지고 교육이 진보하기 위한 공공성이라기보다 몇 가지 정형화된 공공성의 상징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다. 그런 흐름도 극복되어야 한다.
     
양극단의 주장들은 모두 교육의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사회적 책임으로 교육의 공공성을 제대로 구현하면서 역사의 진보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교육이 요구된다. 국가의 교육을 국가에서 책임있게 잘 관리하면서 현존하는 모순들을 합리적으로 극복하여 시대의 환경에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 가도록 '경쟁력' 있게 변혁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남는 과제는 그런 변혁의 정책들을 과학적으로 정립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2003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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